오늘 제 2 독서 히브리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아버지에게서 훈육을 받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습니까?”(히브 12,7)

 살아가면서 시련을 겪지 않는 사람, 혹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일상의 시련, 뜻밖의 시련 그리고 뜻 모를 시련을 겪으면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신앙인이나 비신앙인이나 이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시련은 그저 고된 인생살이에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힘겨운 시간들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에게 시련은 오늘 히브리서 저자가 가르쳐주고 있는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랑하는 당신 자녀들에게 주시는 훈육입니다.

 이렇게 시련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의미 없는 시련은 고통만을 줄 뿐이지만, 의미가 있는 시련은 그 시련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게 하고 우리를 성장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열두 사도들은 수많은 시련과 박해들을 겪으면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 찾으려고 애썼고, 또 찾은 의미를 신자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시련을 이겨나가게 했습니다. 성 베드로는 그의 첫 번째 편지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얼마 동안은 갖가지 시련을 겪으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로 단련을 받고도 결국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훨씬 값진 여러분의 믿음의 순수성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밝혀져, 여러분이 찬양과 영광과 영예를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1베드 1,6-7)

 여기서 베드로 사도는 시련을 우리의 믿음의 순수성을 더욱 깊게 하기 위한 하나의 단련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또 편지의 뒷부분에 한 번 더 시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시련의 불길이 여러분 가운데에 일어나더라도 무슨 이상한 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니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그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도 여러분은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1베드 4,12-13)

 여기서 베드로 사도는 시련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성 야고보도 그의 편지에서 시련에 대해 이렇게 적었습니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야고 1,12)

 여기서 야고보 사도는 시련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시험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기둥들이신 사도들이 시련의 의미를 해석한 것은 그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기에 그 해석은 우리 신앙인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하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다시 정리해보면 우리 신앙인들에게 시련은 우리 믿음의 순수성을 더욱 깊게 하기 위한 하나의 단련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하나의 시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