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캐오는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했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눈초리와 부끄러움마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 큰 어른이 나무 위에까지 올라가서 예수님을 보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권력과 부를 모두 지니고 있던 그가 굳이 떠돌이 랍비 예수를 만나려 했던 이유를 우리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가 지금 예수님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권력과 부를 모두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예수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결국 자캐오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권력과 부만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도 세상 사람들은 자캐오가 가지고 있던 권력과 부를 차지하기 위하여 온갖 애를 다 씁니다. 권력의 자리에 앉기 위해서라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자캐오는 더 높은 권력과 부를 추구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을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자캐오의 이 역설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권력과 부라는 것은 쌓아도 쌓아도, 누려도 누려도 끝이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런 욕망을 예수님을 찾는 데 쏟아 부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욕망의 반의 반만이라도 예수님을 만나는 데에 쏟아 부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과는 정말 많이 다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을 오늘 자캐오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없이 세금 착취로 돈을 긁어모으기만 했던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자 완전히 변화되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한 것이 있다면 네 곱절로 갚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자캐오의 이 약속은 그저 어설픈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으레 내뱉는 그런 선거용 멘트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자캐오는 진정 예수님을 만나고 변화된 것입니다. 그런 자캐오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9-10)

 자캐오는 예수님을 만나 변화되면서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자캐오가 그토록 갈망했던 것이 바로 이 구원이었습니다. 그 당시 율법으로 자캐오는 세관장이라는 직책 그 자체로 죄인이었고 구원받을 수 없는 사람이었으며, 아브라함의 자손 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높은 권력의 자리에 앉아 있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생의 마지막날 구원받지 못한다면, 그 높은 권력과 그 많은 재산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 이 짧은 일화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과연 자캐오처럼 예수님을 만나려는 간절한 열망이 있는가? 나는 과연 자캐오처럼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나무 위에까지 올라가려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가? 나는 과연 자캐오처럼 예수님 앞에서 완전히 회개할 수 있는가? 나는 과연 자캐오처럼 내가 가진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