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성 가정 축일이 오면 새삼 강론 준비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 스스로 가정을 꾸려본 개인적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매해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기가 이맘때만 되면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며칠동안 무슨 말씀을 드릴까 주님께 여쭤보고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딱 제가 얘기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지 못하다가 오늘 이른 새벽에야 ‘교회와 가정은 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땅의 제 1호 가정은 주께서 하와를 아담과 짝지어 주시면서 저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리고 교회또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선사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첫 유사점을 발견한 저의 생각은 교회와 가정은 서로 같이 모여서 밥을 먹고,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부르는 참으로 닮은 데가 많은 공동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축일에 비추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가정이라는 주제에 제 생각이 이르자 문득 이땅의 첫 가정이었던 아담의 가정과 요셉의 가정을 비교함으로써 이 주제에 쉽사리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이 두 가정의 제일 큰 차이점은 주님의 말씀에 대한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담의 가정은 풍요로운 가정이었습니다. 모자라는 것이 없이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은 쉽사리 가질 수가 있었고 다른 모든 피조물들의 우두머리 역할을 가진 권력이 있는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 말씀에 순명하지 아니하고 자신들의 논리로 세상을 풀어가려고 하였습니다. 반면, 요셉의 가정은 궁핍하여서 하루하루 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들은 또한 권력이 있거나 후광이 있는 집의 자손들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보통사람으로써 받아들이기 힘든 마리아의 예수님 잉태를 주님의 뜻으로 알고 순명하였습니다. 결국 이 부족한 것 투성이인 요셉의 가정은 생명을 얻게 되었지만, 풍요로웠던 아담의 가정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제가 단언컨데, 우리 많은 형제 자매님들 사이에 걱정없이 사는 분은 단 한 분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려움 중에 더 감사하고, 순명하여야 주님께서 축복주신다는 것을 잊으셔서는 안됩니다.

    둘째로는 누구를 진정으로 주인으로 섬기었느냐는 데에 있습니다. 형식적인 신앙의 틀 안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어려움에 처하면 주님께 매달리기 보다, 원망하여 자신의 원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면, 진덩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이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 껍데가만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님의 말씀에 순명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야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우리 자식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집안에서 당신이 가장입네 하시면서 주님을 뒷전으로 한다면, 진정한 신앙이 우리 자식들의 마음에 깃들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자식을 위해 기도하고 보속하는 삶, 주님게 의지하고 자신을 내 맡길 수 있는 용기를 자식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오늘 성 가정 축일을 맞아 우리 가정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 가정의 주인은 누구인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서로가 주인이 되려고 하는 가정은 절대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부족한 것이 있느냐고 물으시면 주님에게 숨검없이 내어놓아야 저희를 돌보아 주십니다. 여러분의 힘을 믿지 마시고, 하느님의 힘을 믿으십시오. 오는 한해 잘 계획하셔서 기도와 희생안에 가정을 꾸리시고 주님께 고토오가 힘든 모든것을 내어 놓을 수 있는 가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