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사는 것이지요. 우리 신앙인의 생각은 거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품을 벗어나려고 기를 쓰는 이들, 그리고 멀찍이 떨어진 이들이 존재합니다.

‘과연 누가 하느님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 누구도 하느님에게서 멀어질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하느님 없이는 ‘존재’ 자체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이어집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라면 심지어 악도 하느님의 소유이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라 했으니 당연히 악도 증오도 분노도 하느님의 것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는 어두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합니다. 위의 질문에서는 그러한 속성들, 부정적이고 악한 속성들이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듯이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고유한 특성 중의 하나인 양, 그 자체로 원래부터 존재해 온 것인양 간주하고 말하는 것이지요. 아닙니다. 비유적으로 생각을 해 봅시다.

어두움은 그 자체로 존재합니까? 아닙니다. 어두움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두움은 빛이 사라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요. 어두움은 빛의 부재, 즉 빛이 존재하지 않음이 어두움입니다. 부정적인 모든 속성은 그와 반대되는 선한 속성의 부재로 이루어집니다. 증오는 사랑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것이고, 분노는 관용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속성이며, 경솔함은 신중함이 없기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인간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속성들이 어린 시절부터 나타날 수 있지만 문제는 우리에게 분별력이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모든 죄는 우리 자유의 그릇된 사용에서 비롯하는 것입니다.

황제가 하느님과 대치되는 것이 아닙니다. 황제는 온전히 하느님의 손아귀 안에 있습니다. 다만 하느님이 부제된 황제의 소유는 빛이 사라진 어둠에 불과합니다.

세금을 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시민된 도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면 내야 합니다. 왜냐면 그것은 하느님께서도 바라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내기 위해서 하느님을 거스르는 행위를 해야 한다면 그 순간에는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선택하던지, 아니면 황제를 선택하던지 말이지요. 예수님은 당신의 지혜로 그 모든 것을 축적해서 위의 단순한 표현을 하신 것입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돌리라는 말씀이었지요.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모든 위선자들은 자신들이 하느님의 것을 전혀 돌려 드리지 않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로지 황제의 세금만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그들의 위선은 낱낱이 드러나게 되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은 감탄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지나치게 황제의 것만 걱정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과연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