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어떤 경우에서든 ‘우월해지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은 좀 독특한 문화 유산으로 ‘나잇값’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좋은 쪽으로 보면 경로 우대 사상이 높은 것이고 다른 쪽으로 보면 나이 많으면 장땡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만나면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나이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자동으로 서열이 정해지지요.
외국 생활을 하면서 저에게 나이를 물어보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습니다. 순진한 아이들이 저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보면서 나이도 같이 물어보는 경우는 있었지만 어른이 만나자마자 저에게 대뜸 나이부터 물어보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라고 서열 따지기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도 출신지나 피부색에 따라서 차별이 존재합니다. 피부가 희고 자신의 성에 스페인 계열의 성씨가 들어있는 사람들은 보다 자부심이 높고 그만큼 다른 이들, 즉 토속 원주민들을 깔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사람들은 서열 따지기를 좋아했나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만해도 수난과 죽음에 대해서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로 서열을 따지고 들었고, 위의 복음의 부분도 메시아는 결국 다윗의 자녀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율법학자들에 반해서 예수님이 메시아의 본래적인 지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오직 하나의 서열 밖에 없습니다. 한 분 하느님과 그분의 자녀들입니다. 하지만 보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하느님과 자녀들, 그리고 세상의 자녀들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들이고 당신의 거룩한 성자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헌데 그분이 우리를 친구라고 부르고 우리에게 하느님의 자녀로 입양될 수 있는 권한을 선물하신 것이지요. 서열이 분명한 곳에서는 상상을 못할 일입니다. 예수님의 이 가르침 이전까지는 하느님에게 이르는 길은 높고도 험한 길이었는데 이제 누구든지 메시아를 통해서 하느님과 직접 대면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인간의 이성은 세상 것에 사로잡혀 있고 아직도 서열놀이를 하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참으로 쓸데없는 짓인데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