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예수님을 최초로 알아본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라 이방인 박사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전혀 믿지 않았고 메시아에 대한 예언조차 알지 못했던 이방인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서 경배를 드린 것입니다. 이로써 예수님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구세주로 경배를 받게 됩니다.

 

이천 년 전 이 땅에 태어나셨던 아기 예수님께서 지금 우리들 앞에 누워 계십니다. 우리는 동방 박사들처럼 예수님께 드릴 예물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고 있습니까? 아니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그냥 살고 있습니까?

 

똑같은 별 하나가 하늘에 떠서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별을 보고 메시아 탄생의 표징을 알아본 사람들은 동방의 박사들뿐이었습니다. 그 외의 사람들은 그 별을 보고도 그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표징을 놓쳐버릴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언제나 당신의 현존을 알리는 표징을 우리에게 보여주시지만 우리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보지 못하고 넘어가 버릴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전에 들어오면 언제나 감실의 등이 빛을 내고 있습니다. 그 빛은 바로 동방 박사들이 보았던 그 별빛입니다. 살아계신 예수님께서 지금 감실 안에 계신다는 것을 알려주는 빛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전에 들어와 그 빛을 보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구세주 예수님께서 감실 안에 살아 계시지만 우리는 이 놀라운 신비를 깊이 묵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전 안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우리도 이천 년 전의 이스라엘 백성들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우리들 앞에 누워 계시지만 그 아기 예수님 앞에 앉아서 놀라운 강생의 신비를 묵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오셨지만 우리는 그분의 오심과 아무런 상관없는 삶을 그대로 살아갑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알게 되자마자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예수님을 찾으러 길을 떠났습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이 동방 박사들처럼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 현존의 표징을 발견하면 모든 것을 멈추고 예수님께 경배를 드려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시편을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시편 46,11)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살아오던 삶을 멈추고 하느님을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아기 예수님 앞에 온전히 머물러 그 신비를 헤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동방 박사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죽을 때까지 예수님을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도 정신없이 살아오던 세상의 삶을 잠시 멈추고 예수님께 드릴 나만의 선물을 준비해서 예수님께 경배를 드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