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에 있는 젊은 자매님으로부터 작은 정성의 송금을 받았습니다. 힘들게 고학하여 사회복지 학과를 졸업하고 첫 월급을
받은 돈의 일부를 감사의 뜻으로 송금한 것 이었습니다. 그 동안 틈틈이 공부할 때 보태 쓰라고 약간의 책 값을 보내주고
격려했던 것을 첫 월급을 타서 되 값은 것 입니다. 그 외에도 약간의 다른 학생들에게도 열심히 공부하라고 격려금을 조금씩 보내
주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록 되 돌려 받기를
기대하고 도운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참으로 흐뭇했습니다. 제 주위에는 환갑이 다된 선배 신부님들도 적은 월급으로 주위에 어려운
분들을 돕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루카 복음 16장 9절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세속의 재물을 올바르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땅 따먹기를 하면서 서로 큰 땅을 차지하려고 애를 쓰면서도, 저녁무렵이 되고 어머니가 밥
먹자고 부르면 가진 모든 땅을 발로 쓱쓱 문지르고 집으로 돌아 갔습니다. 어머님이 부르시면 우리는 모든 것을 포기하기 돌아가야
했습니다. 우리 인생도 황혼 무렵이 되서 하느님께서 부르시면 몸이 부서지라고 키워놓은 내 재산을 포기하고 하느님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쓰다 남은 것으로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팔아 남에게
베풀어야 합니다. 깨어 있는 종만이 축복 받고 영접을 받게 됩니다. 깨어 있으라는 말은 우리는 언제든지 하느님이 부르시면
돌아가야 합니다. 아무리 해가 많이 남아있어도 언제든지 정신을 차리고 있어서 어머님이 부르시면 대낮이라도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영국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 환자가 가진 재산을 모두 흥청망청 쓰고 나서 알아보니 암 진단이 오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AIDS에 걸려서 오히려 죽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어떤 50대 자매님은 암 선고를 받고
가진 재산을 풀어서 불쌍한 이웃에게 나눠주고 주위를 정리하고 나서 오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자매님은
오히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그 기간 동안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깨어있는 이튼 성당의 자녀들이 되어서 달아 없어지지 않는 보물을 천국에 쌓아두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항상 깨어있고 하느님을 손꼽아 기다리는 삶을 살고 하느님나라에 큰 창고를 짓고 주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희망을 갖는
자녀가 되게 해달라고 다시 한번 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