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은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고 말씀하십니다. 왜 평화를 추구하시는 분이 분열과 불화를 주려고 왔다고 하셨는지 이해 하여야 합니다. 몇일 전에 아는 청년이 메일로 타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물어왔습니다. 교회에 다니시는 어떤 아주머니가 소금을 볶다가 프로판 가스가 터져서 얼굴에 온통 화상을 입고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그 아주머니의 딸이 3일 동안 성당에 다녔는데 이로 인해서 벌을 받아서 화상을 입었다고 원망하고 있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다른 종교를 인정해 주지 않고 다툼을 하는 것은 진정한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 입니다. 내 것만 고집하고 다른 이의 것을 미워하고 하고 살 것인가, 아니면 내 것을 나누고 삶과 믿음에서 주님을 따르고 살 것인가 결정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종교학적으로 자연 발생적인 종교와, 신의 계시로 생긴 종교의 두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자연 발생적인 종교는 천둥, 번개, 동물에 대한 경외심에서 나왔거나, 혹은 도를 닦은 공자님 또는 생로병사를 깨달은 부처님을 통해서 생성된 것 입니다. 신의 계시로 생긴 종교는 아브라함을 통해 계시를 받은 카톨릭이나, 알라를 통해 계시를 받은 이슬람 등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은 깨달음을 통해 그리스 철학자들은 절대자, 즉 제일 원동자(Prima Causa)라는 표현을 쓰고, 모든 것의 근원적 존재는 신이 라고 불렀습니다. 즉 진자 추를 세상이라고 표현하면 첫번째 진자를 움직이는 힘과 마지막 진자를 멈추게 하는 힘은 절대자에게서 나오고, 이 세상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을 주관하는 이 절대자를 또한 참 진리라고도 불렀습니다. 결국 인간이 인생을 통해서 찾고자 하는 긍극적 목표는 참 진리와 이러한 참 진리를 주관하는 절대자(신)를 찾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맞추어 카톨릭에서는 진리를 찾는 종교는 타 종교라 하여 배척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진자 추와 같이 절대자에 의해 모두 합쳐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찾는 모든 종교와 카톨릭이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데 왜 우리는 카톨릭을 믿어야 할까요? 왜 다른 종교를 다니면 안되나요? 그 이유는 하느님과 인간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시작된 귀한 보물이 카톨릭 종교 안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절대자를 찾는데 범하기 쉬운 오류를 피하고, 함께 진리를 찾는 공동생활을 카톨릭의 교리 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른 종교를 믿었다고 벌을 받았다고 제기하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적인 눈으로 신을 바라보고 질투를 표현하지만 신은 결코 질투하고 분노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부르는 하느님이나 개신교의 하나님이나 다 같은 진리인 절대자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절대자가 우리에게 구원을 주는 것이지, 그 이름이 구원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속 좁은 분으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카톨릭은 다른 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오늘 복음에서 불을 지르러 왔다는 말씀은 분열을 일으키러 오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불에 타셔서 세상을 정화시키고 우리모두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가르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