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사건이 지니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왜 예수님은 도무지 알아보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셨고,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났고, 하느님께서 친히 음성까지 들려주셨을까요? 그것은 제자들이 나중에 예수님 이 참으로 누구이신지를 알게 되었을 때 이 사건 들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고, 오순절에 성령을 받고난 뒤부터 예수님이 참으로 누구 신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은 3 년 동안 자신들이 보고 들었던 사건들이 모두 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행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늘과 같은 특별한 순간 들을 체험했기에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체험이 필요합니다. 내가 정말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고 느끼는 그런 체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체험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특별한 순간에 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때에, 하느님이 필요하다고 느끼실 때에 하느님은 우리가 당신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입니다. 그 체험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방식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날마다 이런 체험을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 체험은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지, 우리가 원할 때마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선물은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주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세 명의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 순간에는 그 선물을 전혀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다시 곰곰이 생각해볼 때 그 순간이 바로 하느님을 만난 순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우리 또한 믿음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격적인 하느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분의 마음과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모든 피조물 가운데 인간만이 받은 엄청난 특권이며 선물입니다. 그 어떤 동물이나 식물도 자신을 창조한 창조주 하느님과 그분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지어진 대로 살아갈 뿐입니다. 그러나 인간만은 다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알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들의 삶입니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친구를 만나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고, 높은 사람을 만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저 가만히 앉아서 하느님을 만나기만을 바란다면 그런 분들은 죽을 때까지 하느님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