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40일간의 지상 여정을 마치시고 하늘나라로 오르신 사건을 기념합니다. 요한복음은 그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2.14)
이렇게 태초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이신 예수님께서 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사시고,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시고, 이제 원래 계셨던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것을 ‘승천’이라고 합니다. 이로써 예수님은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한 당신의 놀라운 신비의 사명을 다 이루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5-16) 제자들은 이 말씀대로 세상 곳곳으로 가서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전하는 대로,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제자들인 우리들도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해야 할 중대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내가 알고 믿게 된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과 용서와 구원하심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일하시면서 당신이 함께 하신다는 표징을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복음 선포는 결코 나 혼자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서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도구로 쓰이는 것입니다.
복음은 기쁜 소식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복음 선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성경 말씀이 진정 나에게 기쁜 소식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데 아무런 기쁨이 없다면, 어느 누가 하느님을 믿고 따르려 하겠습니까!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참된 복음 선포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때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보면서 뭔가를 느끼게 됩니다. 복음 선포는 어떤 지식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나, 막시밀리아노 콜베 신부님 같은 분들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그분들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예수님을 믿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지만, 그분들의 삶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하느님을 믿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복음 선포도 결국 우리의 삶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믿지 않습니다. 내가 신앙인이라고 말하면서 행동은 세상 사람들과 똑같을 때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비웃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세상 사람들의 삶과는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그의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날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세례는 몸에서 더러운 때를 벗기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양심으로 살겠다고 하느님께 서약을 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오른편에 계십니다.”(1베드 3,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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