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의 신비를 굳이 우리의 말로서 표현하자면 성부 하느님과 성자 예수님과 성령님께서 사랑으로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신비는 하나됨에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할 때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머리로는 알지 못하지만 사랑을 할 때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마음 한 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하나를 이루고 계신다면 그 하느님을 믿는 우리도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사실 예수님의 유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돌아가시기 직전에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아버지,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은 기도였는데 그 기도는 바로 우리들이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님처럼 하나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우리가 서로 사랑하여 하나가 될 때 거기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 어떻게 사랑해야 될까요?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우리에게 그 답을 가르쳐 줍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1코린 13,4-8)

우리가 사도 바오로의 이 말씀 하나하나 그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우리 가정과 우리 신앙 공동체는 분명 사랑으로 하나가 될 것입니다.